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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알바 관련 단편소설. 힘든 일이지... 본문

짧은 스토리

배달 알바 관련 단편소설. 힘든 일이지...

감성아재권 2025. 12. 4. 15:10

배달 알바 관련 짧은 창작 이야기입니다. 배달 알바 정말 힘듭니다.

 

1부. 민준의 일상

배달 알바! 민준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 위험하고 고독한 일을 선택했다. 오늘도 서울의 도로는 고지혈증 걸린 사람의 혈관처럼 막혀 있었고, 붉은색 테일 램프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민준은 낡은 헬멧을 고쳐 쓰고 오토바이의 스로틀을 감았다. 그의 등에는 ‘번개 배달’ 로고가 찍힌 큼직한 가방이 짊어져 있었다.

"콜! 성수동 아크로빌 102호, 닭볶음탕 한 그릇."

스마트폰의 배달 알림이 울리는 순간, 민준의 신경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12분 안에 배달해야 하는 ‘즉시 배달’ 콜. 서울의 밤은 그에게 언제나 '시간과의 전쟁'이었다.
그는 능숙하게 차들 사이를 빠져나갔다. 아스팔트 위를 스치는 바람 소리, 엔진의 날카로운 배기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빨리빨리'를 재촉하는 무언의 압력이 그를 감쌌다.
콜이 끊기는 순간, 민준은 잠시 좁은 골목에서 헬멧을 벗고 차가운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때, 또 다른 콜이 떴다. 이번엔 '강남 최고급 타워팰리스, 마카롱 세트'. 민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세상의 가장 사치스러운 사람과 가장 고단한 노동자가 잠시 만나는 순간일 것이다.....

2부. 압박의 무게

타워팰리스의 로비는 민준에게 늘 낯선 세계였다. 번쩍이는 대리석 바닥, 은은한 클래식 음악, 그리고 그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 경비원의 시선.
마카롱을 주문한 고객은 20대 후반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현관문 앞에서 마카롱을 받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수고하셨어요. 근데 왜 이렇게 늦었어요? 배달 예상 시간보다 1분 늦었잖아요."

민준은 시계를 확인했다. 예상 시간 20분, 실제 배달 시간 21분. 복잡한 로비와 엘리베이터 때문에 1분이 늦은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엘리베이터가…."

"됐어요. 리뷰는 별 네 개 드릴게요. 다음부터는 시간 좀 지켜주세요."

여성은 문을 닫았다. 민준은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1분. 그 1분이 그에게는 위험을 무릅쓴 속도와, 멈출 수 없는 압박의 무게였는데.....

3부. 할까? 말까?

자정이 가까워지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민준은 방수 점퍼를 뒤집어쓰고 오토바이를 몰았다. 빗길은 최악이었다.
그때, 무전기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같은 팀 라이더인 '형태' 형이었다.

"민준아, 비 온다. 오늘은 슬슬 접어라. 사고 나면 큰일이야. 콜 하나 놓친다고 인생 안 망한다."

형태는 민준이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멘토 역할을 해주던 40대 베테랑 라이더였다. 가족을 위해 밤낮없이 달리는 그의 모습은 민준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형, 저 아직 5만 원 더 채워야 해요. 오늘 목표치 못 채웠어요."

"야 이 자식아, 5만 원이 네 몸보다 중요하냐? 이 일은 속도가 아니라 안전이야. 네가 멈추지 않으면, 누가 너한테 멈추라고 하겠니. 네가 쉬어야 해."

형태의 말은 민준의 마음속에서 굉음을 내며 질주하던 엔진에 갑자기 브레이크를 걸었다. 민준은 잠시 오토바이를 멈추고 빗방울을 맞았다.

4부. 민준의 다짐

민준은 결국 콜 하나를 더 받지 않고 그날의 배달을 마쳤다. 새벽 1시, 그의 방에는 오토바이 엔진 소리 대신 빗소리만이 가득했다. 그는 젖은 옷을 갈아입고, 오늘 배달했던 닭볶음탕 대신 편의점 라면을 끓였다. 뜨거운 국물을 마시며, 그는 다시 한번 스마트폰의 배달 앱을 열었다.
어느덧 배달 앱에는 민준에게 '최고 속도'보다 '안전 운행'을 권고하는 알림이 떠 있었다. 그리고 아까 별 네 개를 줬던 여자에게서 온 새로운 메시지가 있었다.

"아까 1분 늦은 걸로 화내서 죄송해요."

민준은 메시지를 읽고 묘한 감정을 느꼈다. 완벽하게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 보낸, 사소하지만 따뜻한 메세지.
민준은 내일도 오토바이에 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는 깨달았다. 배달 라이더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속도는, 자기 자신을 돌보는 속도라는 것을.
그는 헬멧을 닦으며 다짐했다.

"내일은 1분 늦더라도, 멈출 때 멈추자."